동남아시아/보라카이

[여행]보라카이 2

사막의 여우 2017. 3. 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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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는 개인 여행이나 패키지 여행이나 많은 차이가 없다.

패키지 여행이라도 보라카이 섬 안에서는 가이드가 특별히 안내할 곳이 없어  대부분 자유시간이다.

평소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지 않더라도 보라카이는 패키지 상품을 잘 검색해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보라카이는 섬이라 가는 방법이 다른 도시에 비해 산 넘고 물 건너가야 하기 때문이다.

보라카이 들어가는 방법은

 

1. 한국 - 마닐라 --<경비행기>--까띠끌란 공항 --<트라이시클>--까띠끌란 항구(제티 포트) --<방카:배>-- 보라카이 섬(칵반 포트) 도착

- 마닐라에서 까띠끌란 공항까지 경비행기로 이동하는데 1인당 10kg의 짐을 허용하므로 참고해야 한다.

(물론 넘으면 돈을 더 내면 된다. 하지만 경비행기라  그날 상황에 따라 허용 안 될 수도 있으니 참조해야 한다.)

- 경비행기라 금방 떨어질 것 같고 많이 흔들리므로 멀미가 심한 사람이라면 피하는 게 좋다.

 

2. 한국- 마닐라- -- <경비행기>--깔리보 --<봉고, :1시간 30>--까띠끌란 항구(제티 포트) --<방카>-- 보라카이 섬(칵반 포트) 도착

 

3. 한국- 깔리보 공항 -- <경비행기>--까띠끌란 공항 --<트라이시클>--까띠끌란 항구(제티 포트) --<방카>-- 보라카이 섬(칵반 포트) 도착

 

개인 여행으로 갈 경우 비행기표, 트라이시클, 방카, 경비행기표 등을 다 알아봐야 해서 귀찮을 수 있다.

또한 우기 때는 항구가 바뀌기도 한다.

대부분 트라이시클 운전사가 다 알고 있으니 고민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 개인적으로 가는 경우보다 패키지 상품이 가격이 싼  편이므로 보라카이는 패키지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패키지여행으로 가지만 여기저기 끌려 다닐 필요 없이 이동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물론 선택 해양 레포츠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라카이로 간다면 몇 가지는 할 거니 이것도 나쁘지 않다.

예전에는 화이트 비치가 다였는데 요즘은 언덕위의 상그릴라 리조트도 생기고 해서 볼거리가 넓어지기도 했다.

화이트 비치의 모래는 마치 밀가루 같다..

물과 합치면 찰흙처럼 작업해서 우리도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모래작품도 종종 볼 수 있다.


 

모래놀이 더 하겠다며 가기 싫다고 주저 앉아 울고 있는 큰딸과 재밌다고 사진찍는 외국 관광객들



북쪽 화이트 비치는 고급 리조트들이 몰려 있고 한적한 편이다.

중간에  D몰이 있고 남쪽에 저렴한 숙소나 에어비앤비 숙소 등이 있다.

첫날은 북쪽 화이트 비치에서 남쪽 화이트비치까지 걸어가면서 이것저것 구경해 보는 것도 좋다.

보라카이 천연 비누도 사고, 망고 쉐이크도 먹고, 중간에 해변에서 마사지도 받아 보고 여유를 즐기면 된다.

TV에서만 보던 야자수에 빨대 꽂아 파는 코코넛도 사먹어 보아라.

아무 맛도 없는 맛에 실망도 해보고.

해가 지면 해변 마사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밤 해변에서 낭만을 즐기다 모기에게 온 몸을 뜯길 수 있다.

마사지할 때 몸에 발라주는 고소한 코코넛 오일 때문에 모기가 더 몰려 드는 것 같다.

실제로 보라카이 갔을 때 4살이던 딸아이 데리고 비치에서 해질녘에 해변 마사지 받다 딸아이 온 얼굴이 분화구가 되었다.

밤이 되면 화이트 비치는 낮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여기저기 야외클럽이 된다.

낮에는 조용했던 비치 여기저기에 병맥주 하나씩 들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외국인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보라카이까지 와서 D몰을 가는 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해양 레포츠가 지겨우면 하루 트라이시클 기사와 조율해서 루호산 전망대와 박쥐동굴아팍 초등학교, D'Talipapa 시장 등 보라카이 현지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기를 추천한다.

D'Talipapa 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사서 근처 레스토랑에서 자릿값을 받고 요리도 해주니 한번 이용해 보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

그들이 우리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고 있지만 많이 밝고 행복해 보일 것이다.

보라카이까지 찾아 갔다면 고급 리조트에서만 지내다 오기보다는 에어비앤비나  민박에서 딸리빠빠 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사다가 요리해서 먹어 보는 용기를 내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산 넘고 물 건너 보라카이까지 찾아 가는 이유일 수도 있으니까.

유럽 배낭 객들은 허름한 현지인 민박에서 장기간 지내면서 보라카이의 여유를 즐기는 것 같았다.

우리는 짧은 휴가 기간 때문도 있겠지만 아직도 여행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보라카이는 지상 최대의 낙원인 휴양지인데도 말이다.

나는 TV에서 본 보라카이 호핑투어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거 같다.

내가 알고 있던 호핑투어는 배 타고 나가서 낚시를 하고 무인도 섬 같은데 내려서 현지인이 낚시한 물고기와 해산물로 바비큐를 해주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갔던 패키지에 포함된 호핑투어는 배 타고 나가 낚시하고 한국 유원지 식당 같은 곳에서 식어 있는 꼬치 몇 개와 과일 먹는 것 이었다.

심지어 가게주인도 한국 사람이었다.

만약 보라카이에서 호핑투어를 할 계획이라면 경비를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흉내만내는 호핑 투어가 아닌 실속 있는 상품을 잘 골라서 하는 것이 좋을 거다.

보라카이에서 화이트비치와 어우러진 멋진 바다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잠시 시간을 내서 보라카이 어린이들이나 현지인들을 유심히 살펴 보다보면 많은 것을 느낄 것이다.

그들의 눈이 얼마나 맑고 표정이 밝은지 말이다.

나는 보라카이의 바다 색깔이나 화이트 비치 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보라카이 판잣집에 살고 있던 아이들과 트라이시클 운전으로 하루 종일 매연을 맡으며 하루 벌어 가족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던 그들의 표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진정한 힐링을 했었다.

나의 다른 포스트에 썼던 내용이지만 나는 보라카이 하면 화이트비치가 아닌 이들로 기억한다.



 

'나는 모르는 사람과 만날 용기가 있는가?' 라는 나의 포스트 에서....


매일 바다에서 노는 것도 조금 지루하고 하루 시내 투어를 하고 싶어서 대기해 있는 트라이시클 운전사와 거래를 해서 반나절 보라카이 섬 구경을 하기로 했다.

트라이시클은 오토바이를 개조해 뒤에 2명 좌석을 만든 동남아시아에  많이 있는 교통수단이다.

우리는 섬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박쥐동굴을 가자고 했다.

그런데 박쥐동굴을 가는 길에 10대 소년 2명이 트라이시클 밖에 매달려 탔다.

우리는 운전기사의 아는 동생인데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나서 태워 주나 보다하고 짐작만 했다.

이 동네스타일인가 보다 재미난 애들이다.

그런데 안 내리고 박쥐동굴까지 같이 가는 것이다.

박쥐동굴은 산위에 있어서 내려서 30분정도 산위를 걸어가야 했다.

산길이라 좀 험한데 남편이 안고 가는  3살 큰딸아이를 10대 소년 2명이 번갈아 가며 안고 올라가줬다.

난 솔직히 좀 내키지 않았지만 거기서 도와주겠다는 호의를 강하게 거절하기 약간 애매했고 그런 인종 차별적인 행동을 하는 게 옳지 않다는 생각에 불편한 마음으로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박쥐동굴에 들어 가다가 박쥐가 너무 많아 나큰딸운전사는 밖에서 기다리고 남편은 10대 두 명과 박쥐 동굴로 들어갔다.

엄밀히 말해 남편은 혼자 갔다 온다는데 그들이 은근슬쩍 따라 들어갔다.

동네 아이들의 호의인지돈을 요구할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이었다.

뭔가 찜찜한 상황이 계속 되고 있지만 말도 안통하고 먼저 돈을 요구하지도 않고 하니 그냥 상황에  끌려가고 있었다.

남편은 30-40분정도 걸려 동굴 구경을 하고 돌아왔다.

돌아가는 길에 10대 소년들을 집에 내려주는데 그들이 1인당 50달러를 달라고 했다.

보라카이에서 간단한 점심이 2-3 달러,해변가 1시간 풀 마사지가 5달러 정도이니 꽤 비싼 가격이다.

남편은 보통 이런 경우 와이프가 논리적으로 따져 적당한 가격으로  해결하니 믿고(?) 뒤로 빠져서 담배를 피우고 계셨다.

심지어 너무 빡빡하게 하지 말라는 말까지 남기고.

아마 애들도 깎을 걸 생각하고 일단 크게 부른 거 같기도 했다.

근데 전혀 예상치 않게 난 두말 않고 1인당 50달러씩 줬다.

느긋하게 담배 피우면서 와이프가 어떻게 협상하나 지켜보던 남편은 '너 미친 거 아냐?'

이런 표정으로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보라카이 소년들은 갑작스런 횡재에 당황하면서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

물론 나는 평소 그런 불합리적인 상황에 절대 승복하지 않고 끝까지 따져 내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결론짓는다

아마 한국미국 같은 나라였다면 당연히 그리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소년들이 사는 동네에 들어서는 순간 나의 원칙은 무너졌다.

그들이 사는 동네는 다 쓰러져가는 판잣집에 큰아이 또래의 동생  5-6 명이 눈이 또랑또랑하게 코 질질 흘리며 그 애들이 사는 동네가 세상의 전부인 냥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마당에 나와 놀고 있다가 오빠들을 반겼다.

그런 환경에서 저런 행복한 표정으로 서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많은걸 느꼈고  내가 정해 놓은 행복과 화폐의 가치는 그 순간 무너진 것 같다

50달러를 요구하는 그 소년들도 나쁘게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놈들 참!' 하며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우리가 사라질 때 까지 손 키스 인사를 날리던 소년들의 가족들을  뒤로 하고 돌아가는데 눈물도 핑 돌았다.

평소 Dry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였기에 나 자신도 그 감정의 이유를 알거 같기도 하고 모를 거 같기도 했다.

남편은 왜 평소 같지 않은 행동을 하냐며 투덜투덜…….

일관성이 없다는 둥…….

거기에 한마디로 일축했다.

 " 다른데 아껴 써".

그리고 나는 나름 일관성이 있다.

남편이 내 기준을 모를 뿐이지.

나는 가끔 평소보다 과한 용돈경조사비 등 생각보다 과한 지출을 할 때 그 상황에 대한 합리화로 이 이론을 자주 내뱉는다.

"다른데 아껴 쓰지 뭐! "

그렇다고 그 금액만큼 다른데 신경 써서 절대 아껴 쓰지 않는다.

다만 내 손을 떠난 상황에 대해서  후회미련 이런 것들로 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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