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보라카이

[여행]보라카이

사막의 여우 2017. 2. 1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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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나는 부산에 살고 있다.

경상도 사투리로 부산 사람들은 보라카이에 대해 우스갯소리를 한다.

"보라~~카이" 이 뜻은 봐라 내말이 맞제...이런 의미이다.

경상도 말대로 "보라~~카이" 괜찮다니까이다.

내가 보라카이에 처음 간 것은 200612월 말이었다.

10년 전이니 지금은 많이 변했겠다.

내가 보라카이를 갔을 때만 해도 많이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보라카이까지 가는데도 정말 산 넘고 물 건너 이었다.

부산-마닐라-보라카이 깔 리보 공항- 밴 타고 1시간 항구도착 - 배 타고 15-트라이시클 15분 숙소 도착이다.

지금은 보라카이 깔리보 공항으로 바로 가는 직항이 있지만 그때만 해도 마닐라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깔리보 공항까지 가야했다.

지금도 마닐라 관광을 하루정도 겸해 마닐라에서 다시 들어가는 클래식 일정 여행상품이 더 많은 거 같긴 하다.

 

지금은 교통편이 많이 편해지고 큰 리조트도 많이 생겼다.

2006년 보라카이로 여행 가기전  인간극장에서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을 접고 부부가 보라카이에서 작은 카페와 민박을 운영하며 자유롭게 사는 인간극장을 보고 막연히 나중에 보라카이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래서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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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애들 아빠 회사에서 매년 각 부서별로 한명씩 해서 4명을 여행을 보내 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가족을 데리고 가도 된다고 해서 나랑 큰 아이가 같이 가기로 했다...

처음엔 일본으로 간다고 했는데 의견 일치를 못 보다가 어떻게 하다가  애들 아빠가 보라카이 가자고 했는지 보라카이로 결정 났다.

우리가족은 패캐지 여행을 한 번도 다닌 적이 없지만 회사 사람들과 같이 가는 거라 처음으로 패키지여행을 떠났다.

그나마 마닐라만 가이드와 종일 같이 다니고 보라카이는 거의 자유여행이라 그나마 만족했다.

 

마닐라 도착한 날이 20061231...

마닐라 공항 활주로에 내리는데 여기저기서 불꽃놀이가 한창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본다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길인도에 엄청난 사람들이 누워있었다.

마치 2차 대전 영화에 나오는 무더기 시체처럼...무지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막 자정을 넘겨 2017년이 시작된지 몇 분 지나지 않은 시간이라 불꽃놀이를 본다고 공원이나 인도에 자리깔고 누워 있고 했던 모양인데 그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신호에 걸려 차가 멈출때 마다 애기를 안은 엄마들과 아이들이 구걸하러 몰려 들었다.

나는 그때 백일정도 지난 둘째를 부모님께 맡겨 두고 여행 온지라 그 모습에 눈물이 핑 돌았다.

아마 차 밖에 있었으면 돈을 줬을 것이다.

그때 가이드가 안내 멘트를 했다.

절대 돈 주면 안된다고 .

한번 주면 다 몰려 들고 계속 쫓아오면서 돈 달라고 하니 절대 주면 안된다고 했다.

호텔에 들어가는데 무장한 경비원이 있고 공항 검색대처럼 짐 검사를 했다.

정말 빈부의 격차가  심한 나라라는 걸 새삼 느꼈다.

 

다음 날 곧 추락 할 거 같은 경비행기 타고 다시 밴 타고 보라카이 특유의 돛단배 타고 내려 다시 트라이시클 타고 리조트 도착했다.

보라카이는 그때만 해도 개발이 안 되어서 해변 30분 거리의 길이 다였다.

보라카이에 사는 현지인들은 대부분 마사지, 식당, 레저 보조 등으로 먹고 사는데 인상적인 게 사람들이 모두 밝아 보였다.

난 지금도 내가 가본 여행지 중에 가장 인상적인 곳인 거 같다.

여행하면서 유적지가 아닌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걸 느끼게 해준 곳이다.

아마 그들이 그럴 수 있는 건 '자분자족'일 것이다.

이런 말 한자 4자성어에 없는 거 같지만.

물론 보라카이도 필리핀만큼은 아니지만 큰 상점 입구나 호텔 입구에 경비원이 서 있고 해안가 리조트가 모여 있는 곳 말고 안으로 보라카이 원주민이 사는 곳은 정말 사람이 살 거 같지 않은 다 쓰러져 가는 판잣집에 위생상태가 엉망인 그런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들은 왠지 모르게 한국 사람들보다 표정이 다 밝아 보였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니 그들이 바깥세상을 잘 몰라 그런 건 아닐 것이다.

나는 그들의 표정에서 다른 어떤 여행지에서는 느끼지 못한 특별함을 느꼈고 그때부터 내 인생의 가치관이 달라지게 되었던 거 같다.

한국 사람들이 다 쫓고 있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집 등의 부의 가치만을 쫓아 남을 부러워하며 스트레스 받기보다 현재의 내 모습과 능력에 만족하고 자랑스러워하며 만족하고 살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항상 이야기한다. 주변 사람들의 좋은 직장, 좋은 집, 좋은 차 이런 것들을 진정 부러워 하지 않는 멘탈을 갖는다면 좋은 대학 가기 위해 죽어라 공부 안 해도 된다고 지금부터 평생 만족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는 일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자고 이야기한다.

보라카이에 가서 너무나도 예쁜 바다와 하늘, 모래도 정말 아름답지만 거기에 살고 있는 보라카이 사람들도 자세히 보고 그들과 이야기도 해보면 보라카이 여행이 단순 리조트 휴양지여행이 아니라 덤으로 무언가를 더 얻어 갈 것이다.

그래서 산 건너 물 건너 보라카이를 가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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