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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스탠포드대학)

사막의 여우 2017. 2.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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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4월 어느 날 남편이 전화가 왔다.노스웨스트 항공에서 부산 -샌프란시스코 취항 1주년 기념 이벤트로 왕복 항공권을 선착순 10명에게 30만원에 주는 이벤트를 한다고 한다.그 이벤트는 정해진 날 오후 1시 정각에 노스웨스트항공 홈피에 접속해서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그때 내 고등학교 친구 가족이 안식년으로 샌디에고에 있던 상황이었다.

무조건 당첨되어야 한다.이건 인터넷 속도전이므로 PC방에 가서 대기 내 이메일을  빛의 속도로 입력했다.

남편도 열일 제쳐 두고 이벤트에 응모했다.

둘 다 성공..55일 연휴 끼워서 휴가 받아 놓았다.

그런데 출발 전날 초등학교 동창 남자..얼마 전 장가간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남편 혼자 서울로 가서 장례식장서 밤새고 출발날 아침에 김해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홀로 짐 다 싸고 가방, 여권 등 각종 준비물 챙겨서 김해공항에서 남편과 만났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아침8시 도착해서 차를 렌트해서 나오는데 평소의 남편 답지 않게 잔뜩 얼어 있다.

아마도 컨디션이 엉망인거 같다.

우리의 여행스타일대로 이번에도 예약이나 일정을 정하지 않았다.

그때는 아이도 없어서 완전 무대포였었다.

첫날 숙소조차 잡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In  L.A out , 샌디에고에 사는 두 친구 가족 보러 가고 , 렌터카 예약... 이게 우리 미국 여행 사전 계획의 전부였다.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파크 에서 우연히 본 Scenic 49 Mile Drive  표지판을 발견하고 그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다니는 중이었다.

하루 종일 샌프란시스코를 구경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잘까 하다가 라스베이거스로 가기로 하고 저녁 6시쯤 출발했다.

그때는 내비게이션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어서  지도하나 달랑 들고 가는 중이었다.

남편은 옆에 잠들고 나 혼자 운전 중이다.

어떠하다 보니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고 있었다.

나중에 2013 Palo Alto 살면서 생각해보니 그때 달리던 도로가 하이웨이 280 이었던 거 같다.

280을 달리다.  Stanford University 표지판을 보고 나도 모르게 핸들을 돌려 빠져 나와 스탠포드대학에 갔다.

남편을 깨워 여기저기 구경하고 저녁을 먹자고 간곳이 스탠포드 대학 앞에' 타운 앤 컨트리' 쇼핑상가 이었다.

거기서 간 햄버거집 ..우린 간단히 먹겠다고  햄버거 가게로 들어갔는데 둘이 햄버거 2개 콜라 감자칩 먹었는데 40 달러가 넘었다.

완전 물가 비싸다고 기겁했다.

그때 한국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가 4~5천원 했던 거 같다.

수제버거라는 개념이 별로 없을 때였고 햄버거는 그냥 패스트푸드였던 때였다.

거의10 배 수준이다.

물론 맥도날드랑은 비교가 안 되는 스테이크가 패드로 들어 있는 수제 버거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주  오래 되고 유명한 Kirk's Steak Burgers이다.

여기는 번에 스테이크만 끼워주고 소스, 야채, 토마토 등등은 중간에 있는 바에서 자기가 알아서 만들면 된다.

패스트푸드 햄버거만 먹다가 100% 소고기패드 수제버거를 먹어 보고는 맛에 충격, 가격에 충격이었지만 잊을 수 없는 맛이다.

이 집은 특히 스테이크버거도 맛있지만 감자튀김이 정말 맛있다.

그리고 라스베거스를 향해 다시 고속도로를 탔다.

 

둘이서 번갈아 가며 밤새 달려 라스베가스에 아침 6시쯤 도착했다.

라스베거스를 향해 달리는 도로가  직선인데 밤새 운전한 탓에 동이 트는 새벽인데 완전 비몽사몽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밤에 총들고 금방 강도가 나올 거 같은 인적 드문 주유소에서 기름도 넣었다.

심지어 남편은 나 혼자 두고 화장실도 갔다 오고 했다.

아마 강도가 있었다면 저것들  뭐 있나 보다 하고 안 건드렸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미친 행동을 할 수 없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그리고 꼭 10년 후 우리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남편의 해외연수를 캘리포니아 팔로알토로 갔다.

그때 여행에서 스탠포드 주변 동네가 기억에 오래 남아 있었다.

나중에 꼭 다시 와서 살아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수제버거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스탠포드대학도 너무 좋았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상적이고 많이 끌였다.

아마 노스웨스트항공에서 그런 이벤트를 하지 않았으면 2013년 연수 떠나기 전까지 미국을 안 가봤을 수도 있다.

그리고 혼자 운전하다 스탠포드대학 표지판을 보고 핸들을 꺾어 팔로알토로 들어오지 않고 바로 라스베이거스로 갔다면 아마 연수를 미국 다른 물가 싼 동네로 갔을지도 모르겠다.

팔로알토가 미국 전체에서 집값 비싸기로 1,2위 안에 드는 동네이니 아마 가보지 않았다면 그런 동네에 살 생각을 안했을 것이다.

나는 남편이 미시간이나 다른 집값 싼 동네로 연수 가자는걸 들은 체도 않고 우겨서 팔로알토로 갔다.

2003년 미국 여행 덕에 2013년부터 2년간 팔로알토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살아 봤다.

내가 태어나 했던 결정 중에 가장 잘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맘에 드는 도시다.

내가 살고 싶은 도시 1위이다.

팔로알토(Palo Al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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