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다들 가는 곳 말고

[일본 산간 마을] 노리쿠라 고겐(Norikura Kogen)의 은하수

사막의 여우 2017. 2. 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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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캠핑 여행 중 우리의 베이스캠프는 희라유 온센 캠핑장이었다.

우리는 캠핑장에 텐트를 처 두고 바로 옆 희아유노모리에서 온천욕도 즐기고 하던 중 1시간 거리에 있는 마츠모토성을 보고 노리쿠라 고원을 갔다.

노리쿠라 고원을 보고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는 중 차 트렁크가 열린 것을 보고 차를 멈춰 확인했더니 배낭 하나가 없었다.

길에 떨어진 것 같아 왔던 길을 돌아 가 보아도 가방이 없었다.

우리는 어디서부터 트렁크가 열린지 몰라 노리쿠라 고겐까지 다시 돌아 왔다.

그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고 가방 찾느라 여러 번 왔던 길을 다시 운전하고 돌아보고 해서 둘 다 너무 피곤해 있었다.

불빛도 없는 산길 도로를 달려 희라유까지 가는 건 엄두도 안 났고 위험했다.

그래서 우리는 노리쿠라 고겐에서 숙소를 찾았으나 너무 비싼 료칸외엔 빈방이 있는 호텔이 없었다.

우리는 한 호텔에서 입장료를 내고 온천을 한 후 저녁을 먹고 차에서 자기로  했다.

차에 여분의 침낭과 담요가 있었다.

밤에 안전하게 노리쿠라 고겐 휴게소 야외 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휴게소도 문을 닫아 주변은 깜깜했다.

큰 아이가  차 보닛 위에 누어서 별 보면 안되냐고 해서 담요를 깔아 주었다.

아이들이 너무 너무 좋아 했다.

이날 이후로 심심찮게 차위에 올라가 눕기를 요구해서 허락해 준 게 약간 후회는 되지만.

아이들은 작은 건데도 아주 재미있어 했다.

정말 주변에 불빛 하나 없었다.

그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은하수를 봤다…….

너무 황홀한 광경이었다.

그렇게 밤에 별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차에서 자고 새벽에 날이 밝자 희라유로 돌아왔다.

결국 가방은 찾지 못했다.

중간에 남편과 운전을 교체 하면서 남편이 트렁크 문을 연 체로 산길을 달렸던 거 같다.

나중에 마츠모토 경찰서에 신고도 하고 혹시 분실물 접수가 들어오면 알려 달라고 연락처랑 다 남겼지만 연락이 없었다.

아마도 산을 오가는 양측 1차선 도로이고 옆에 산비탈이라 그쪽으로 굴러 떨어진 것 같다.

 가방엔 비디오카메라와 아이 둘의 얇은 구스다운이 들어 있었다.

우리는 여러 번 해외여행과 캠핑을 다녔지만 짐을 분실한 적은 그때가 처음 이었다.

역시 여행이란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가 보다.

우리는 가방을 잃고 난생 처음 은하수를 보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얻은 게 더 있었다.

일본 캠핑여행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 그 다음해 2월 삼성에서 갤럭시 노트를 처음 출시하면서 갤럭시 노트 3.1S노트로 그림을 그리는 그림대회를 개최했다.

예선은 갤럭시 노트 3.1에서 그림을 그려 온라인으로 접수 하면 되고 그중 전국에서 100명을 뽑아 세종문화회관에서 본선을 치렀다.

그 예선에 노리쿠라 고겐에서 본 은하수를 그려 전국 100을 뽑는 본선에 진출했고 본선에서 초등 저학년부 2등을 차지했다.

갤럭시노트 3.1과 고려대 영어캠프(3) 가는 엄청 큰 부상을 받았다.

여행을 다니면서 아이들은 문화재나 박물관,미술관이 아닌 자연에서 더 많은 느낌을 받는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상상 이상으로..

여행 와서까지 학습하듯이 미술관 하나 더 유적지 하나 더 보려고 바쁘게 움직이지 말자.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시간도  굉장히 소중하고 더 많은 것을 얻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연인지 몰라도 노리쿠라에서 본 은하수가 영어로 The Galaxy인 것이다.

우리 큰애가 상을 탄 대회가 갤럭시노트 3.1 그림대회였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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