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다들 가는 곳 말고

[일본의 숨겨진 보물마을] 일본전통마을 시라카와고(白川鄕:백천향)

사막의 여우 2017. 2.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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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부산에서 오사카로 가는 팬스타 크루즈에 우리차를 실었다.

우리 차에는 캠핑 장비를 가득 실고 일본 캠핑여행을 떠났다.

일정은 오사카에서 나가노 근처 다카야마에 있는 희라유 온센 캠핑장을 베이스캠프로 카미코지가 최종 캠핑 목적지였다.

희라유와 카미코지에서 캠핑을 끝내고 다카야마에서 가나자와를 거쳐 다시 오사카로 가서 부산으로 돌아올 계획이었다.

다카야마에서 가나자와를 갈 때 내비게이션에서 2가지 길이 나왔다.

하나는 고속도로를 통하는 것이고 하나는 고속도로 통행료 없이 일반도로로 가는 것이었다.

일본은 고속도로 통행료가 가히 살인적이다.

내비게이션을 보니 고속도로로 가면 10분정도 걸리고 요금은 2,000(2만 원 정도) 일반도로로 가면 1시간정도 걸리고 무료였다.

나는 일반도로로 가자고 했다.

그때가 한여름 이고 오후 4시 정도여서 가나자와까지 가는데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고 10분 고속도로 이용하는데 2만원은 비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운전을 해서 가다 보니 차는 점점 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고속도로는 우리가 올라가고 있는 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지나가는 것이고 일반도로는 하쿠산을 넘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산을 올라가는데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고 경치도 아름다워서 가다가 차를 여러 번 세우고 사진을 찍고 구경하다 보니 산 정산까지 오는데 2시간이나 걸렸다.

여름이라 해도 길고 해서 여유를 부리다 산을 거의 다 내려올 때쯤 해가 지기 시작해서 주변이 어둑어둑해졌다.

그런데 갑자기 너무 예쁜 마을이 나타났다.

여름 해질녘에 전통마을의 불빛이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계획하지 않았는데 길 위에서 보물을 찾은 것이다.

너무 마을이 예뻐서 차를 세우고 모두 내려서 마을 여기저기를 구경했다.

이 마을은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일본의 전통마을 중 하나로 시라카와고(白川鄕:흰색의 강이 흐르는 시골마을)였다.

기후 현의 북서쪽 하쿠산 밑에 자리 잡고 있다

북쪽은 도야마 현, 서쪽은 이시카와 현동쪽과 남쪽은 기후 현의 다카야마시, 히다시와 인접해있다

시라카와고는 산으로 둘러 싸여있다.

이 곳은 여름에는 시원하여 살기 좋고 겨울에는 마을 전체가 눈에 뒤덮인다

이런 기후 때문에 '갓쇼즈쿠리'라는 독특한 건축 양식의 가옥이 생겼다.

갓쇼즈쿠리는 겨울 내내 내리는 폭설을 이기기 위해 지붕이 뾰족하고 경사가 급하게 설계되어 있다.

지붕은 갓으로 엮어서 초가집이고 건물은 목조 건물이다.

이 마을에는 114채 정도의 전통 가옥이 있고 이중에 일부는 250년도 넘은 건물도 있다.

또한 전통가옥에서 머물며 체험할 수 있는 민박형 프로그램도 있다.

우리는 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보다 한 집에 들어가 보았더니 미리 예약하면 묵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하루 이 마을에서 머물고 싶었지만 오사카에서 부산으로 돌아가는 일정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했다.

다음 일본 여행엔 꼭 이 마을로 오리라 다짐하고 출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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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통행료가 비싸다고 우겨서 일반도로를 강행했지만 산을 넘고 해가 지고 있어서 고속도로로 갈걸 잘못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이런 보물 같은 마을을 우연히 만나 것이다.

우리가 고속도로로  갔다면 우리는 평생 이런 마을이 일본에 있는 줄 모르고 살았을 수도 있다.

여행의 묘미인 것이다.

길 위에서 우연히 이런 보물을 발견하고 …….

인생도 여행처럼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 모른다.

내가 살면서 생기는 여러 상황들은 내가 생각하기 나름이고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이다.

어떤 광고에서 들었던 '길 위에서 인생을 배운다.'는 말이 내 머릿속에서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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